산/내가지나온곳

보현산 091101

비온산 2009. 11. 3. 22:51

2달째...주말이 없다...

 

이번주도 그렇다....

 

달라진거라곤 매주 주말 아산공장으로 출근하다 오늘은 영천공장으로 출근했다는게 고작이다.

 

참...답답한 인생이 아니겠는가....

 

가두고있는 틀을 깰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넘쳐나는 업무와 미처 예상하지못했던 문제점들.....

 

지쳐가는 모습이 맥주잔에 빠져 흐물거리는 새우깡조각 같다....

 

이럴때.....내가 꼭 하고싶은건 .....

 

산으로 가는거다.....

 

잡다한 생각이 필요없는....

 

그래서 고작 떠오르는 생각이곤....

 

힘들다....

 

목마르다.....

 

배고프다.....

 

배부르다...

 

싸고싶다.....

 

시원하다....

 

자고싶다.....

 

머...이정도???

 

이번주말엔 무리를 해서라도 꼭 산에서 잠을 청하리라....

 

그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설중매 한잔을 마시며......

 

VG(K7)이 양산으로 가던말던...

 

금형이 연동이 되던말던....

 

품질이 떨어지던말던....

 

제품이 공급되던말던.....

 

퍼텍스 의 미끈한 감촉을 , 핫팩의 따스함을 맘껏 누려보리라....

 

그렇게 하기위해선???

 

열심히 ,,그리고 신속하게...또한 오늘 꼭 해야할것들만 추려서 일을 마무리 지어야한다.....

 

사무실에 들어서니....누군가 왔다갔는지...불만 휑하니 켜져있고....냉기만 가득차있다....환풍기만 정신없이 돌아가고있다....

 

환풍기쪽으로 시선이 돌아갈때마다

 

저놈의 수명은 도대체 얼마나 되길래 1년 365일 저리 뱅뱅 돌아가도 고장나지 않는걸까???

 

내수명은 고작 60~70년??  거기서 벌써 절반은 사용해버렸는데....환풍기나 나나....

 

마냥 600~700년은 살수있을듯이 살고있다....정말 깜빡 걱정하고.... 좌에서 우로 고개가 돌아가는 시간이 지나면

 

또 뱅뱅 살아간다.... 후훗....

 

아침햇살같은 모니터 불빛을 온몸에 담으며 미친듯이 일을 처리해간다.

 

주말이라 걸려오는 전화도 없고 ...혼자 출근했으니 말걸어오는 동료도 없다...

 

이런날이

 

삘받는날이다....

 

젠장... 이때 걸려오는 전화...

 

개발부 특성상 전화 받는 사람이 일을 처리해줘야하는 업무가 산재하기 때문에 주말 전화는 스팸문자 같은 존재다...

 

쌩까버릴까....잠시 생각하다....내일이면 어떡하지??? 그런생각에 수화기를 받아듣다....

 

다행히....

 

과장님이시다....

 

아....이번에 승진을 하셨으니....차장님이시내.....

 

맞다....토욜 출근해서 나랑 금형공장 넘어가 회의하기로 하신분이 어디신거지????

 

 

 

 

과장: "XX 야...김차장님한테 얘기들었나???"

 

대리: "무슨 얘깁니까?? 들은얘기 없는데요??..."

        "과장님 지금 어디십니까???"

        (나는 승진자들에게 술이나 밥을 얻어먹지 않는 이상 승진하기 전 직급을 죽도록 부르는 악취미가있다...)

 

과장: "내 동생이 어제밤에 죽었다 , 아침에 출근했다가...지금 울산 21세기 병원이야..."

 

대리: ".............갑자기 무슨....교통사고입니까??" (과장님나이가 올해 40이니 동생들해봤자 몇살안됐고...다들 건강하다 들었는데..??)

 

과장: " ..........자살했어....결혼하기로한사람이 이틀전에 자살했는데....오늘이 발인인데....어제 따라 자살했어...."

 

대리:".........아.......알겠습니다....일단 부서원들 추스려서 되는대로 출발하겠습니다...."

 

 

 

 

자살.......

 

흠..........자살이라.......

 

나는 자살하는 사람들 이해한다.....

 

군대있을때....나도 자살하고싶었던 적이 있었으니...그맘 이해한다....

 

틀을 깨부술 용기가 없어질때....아니 의욕이 없을때....사람은 그틀속에 더머물고싶지않아....극단적인 결론을 치닫게된다.....

 

 

 

 

사랑하는 사람이 자살을하고.....

 

그사람 장례식장 지키고있다가....

 

장례식장 앞 공터에서 자살을 하고....

 

그사람 장례식장에서 자신의 장례식을 치룬다.....

 

영화 같은 얘기가 아닌가....

 

특히나 요즘같이 만남과 이별이 800필파워 구스다운같이 가벼운세상에서

 

이런 사실은 충격이다...

 

장례식장으로 향하는 차안은...

 

두 자살한 연인에대한 추론과 허상으로 자욱하다....

 

남자가 이러이러해 자살을하고...여자가 이러이러해...따라가지않았을까.....

 

저러저러해....요러요러해....

 

초면도없는 관계라....우리들에겐.....

 

궁금증과 의아함만가득하다....

 

나와 모르는이의 죽음은 ....고작 궁금증과 의아함만 있는걸까??.....

 

 

 

갑작스런 죽음이었기때문이리라...객도 정말 없다...우리가 그곳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였으니....

 

상주는....정신이 하나 없으시다....

 

그리 떠난사람은 그리 떠나고 남겨진사람에겐

 

그리떠난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무엇을 해줘야하는것에대한 분주함만 남겨진 꼴이다...

 

화장을 해야할지...

 

땅에 묻어야할지....

 

화장을 해서 뿌릴것인지....

 

화장을 해서 묻어야할것인지

 

넓은 조선천지에 어디에 묻을건지 뿌릴건지

 

옷은 뭘입힐것인지

 

누가 상여를 메어 줄것인지...

 

조문객 밥상엔 상어고기를 올릴건지,

 

수육을 놓을건지,

 

과일은 사과가 좋을지,귤이 좋을지...

 

젠장....맞을....

 

사랑하는 동생을 보내고....오빠는 슬퍼할 겨를조차 없다....

 

어제 돌아가시고 오늘 발견해 식을 치루고 내일 발인을 해야된단다...

 

3일장....

 

실컷 슬퍼하기엔 짧은것 같다....

 

 

 

 

다시 영천으로 돌아와 피곤해 잠들다깨니....새벽 1시다....

 

다시 잘까???

 

하다 짐을 꾸리고 밖을 나선다.....

 

내가 그랬지???

 

오늘은 꼭 산에서 잘꺼라고....

 

그약속...지킨다....

 

 

 

 

 

 

 

 

 

 

 

 

 

 

새벽3시쯤 도착한 보현산....

 

해발 900미터정도 올라오니 비가 옵니다....

 

일반적으로 비오는날 야영안하는게 나의 철칙인데....

 

오늘은 그냥 진행해보기로 하내요....

 

이런 비오느날의 야영도 좋은 경험이 될듯 싶기에....

 

 

 

밖에 비가 오니...설중매 먹을 방법이 없습니다....

 

아~~ 비도오고 춥고...

 

배도 고프고....기분도 ...그런데.....

 

무조건 먹어줘야됩니다. ....설중매.... 후훗...

 

2인용 텐트이니....반은 내가 반은 짐들이 차지합니다....

 

백마 후라이팬 사용 첫날인데...

 

성능 굿입니다...늘어붙는 거하없습니다.....

 

헌데 웬걸....몇초 지나지도 않아...텐트안에 요상한 냄새와

 

오리기름은 ...정신없이 튀어다니고...

 

도저히 텐트안 취사는 아닌것같아...

 

 

얼마전에 구입한 판쵸우의를 간이 타프로 사용해봅니다...

 

비도오고....

 

춥고....

 

손가락이 씨끈...거립니다....

 

이제 겨울이구나 ...싶내요....

 

판쵸우의는 비싼건 아니지만 나름 여러 쇼핑몰을 돌아다니며 각모서리및 가운데 스트링을 묶을수있는

 

구조로 어렵사리 찾아 낸겁니다....타프 대용으로 사용할수도 있고....우의로도 사용할수있으니....

 

지금 가지고있는 파랑색 우의는 바닥 깔판으로 쓰던지 해야겠내요...

 

 

 

눈뜬아침 텐트밖풍경.....

 

판쵸 머리부분에 물이고여있습니다....

 

눈뜬아침...이런풍경과 혼자만의 묘한 느낌이 ...좋습니다....

 

 

사진쩜 찍어볼까...나와서 어슬렁거리는데...안개만 자욱하내요...

 

 

혹시 10만원을 웃도는 비박용 타프구매를 고심하시는 분들은

 

4만5천언짜리 판쵸우의를 사진과 같이 설치 해보심이 어떨까요???

 

저도...타프가지고 싶어 이런 저런 대용으로 구입해서 설치 해봤는데.....

 

진~~짜...귀찮습니다....

 

이렇게 비가 왔으니 그나마 유용성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겠지만....

 

겨울에는 텐트만 있어도....별 무리가 없을듯 싶내요....

 

여름,가을 뜨거운 햇살을 가려주는데 사용할려면 수개월을 다시 기다려야겠내요....

 

 

 

 

나름 괜찮내요.. ㅋㅋ

 

 

 

 

반포텍의 방수능력.....

 

플라이 1500

바닥 3000

 

 

 

얼추~ 막아줬다...기특한놈.....텐트안에서 사실 빗물이 스며들어오지 않을까 걱정 많이 했었는데...

 

비가 많이 안왔다는 영향도 있었지만....

 

나름 방수능력이 받쳐줬기에 장시간 빗속에서 텐트안을 지켜주지 않았나 싶내요...

 

 

 

판쵸~ 방수능력 굿~~

ㅋㅋ

몇일이나 갈까....오래 가줘야 될텐데.....

 

 

 

 만언짤...방수 바닥SHEET

딱 만언어치 버티고 30초만에 완전 젖어듭니다....

싼게 비지떡....

저놈을 두고 하는 말이겠지요....

 

 

바닥방수능력도 괜찮습니다....

 

 

아침은 김치,김,햄,뽁음밥~~~

맛은???

후훗....

 

 

 깨끗하게 정리된모습.....

 

 

 늦가을 마지막 산행일듯...

 

 

 

회사 기숙사보다

 

100배 기분좋게 잠들수있었던....

 

그래서 전날의 우울함이 사라졌던....

 

비오는날의 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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