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내가지나온곳

보현산 090222

비온산 2009. 2. 23. 00:31

본계획은 팔공산이었는데....

금요일 과음덕분에 토요일 종일 방안에서 빌빌거리다 도.저.히.근질거리는 몸을 이겨낼수가 없어 짐을 꾸려봅니다.

이시간에...(자정이된시각)

20킬로 배낭메고 해발 천미터 이상을 오르기란 말이안됩니다....

또한,정확한 년도는 알수가없지만 어느해부터..

과음후 몸과 정신이 정상적인 작동을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하루24시간만으로는

부족한내가 되어버린 이유도 있고,월요일 업무에 지장을 줘가며 산을 타면 되지않는다는 나의 지론에 따라...

차가 오를수있는 임도가있는 산이 제격임을 인지하게됩니다.

눈은 배낭을 바라보고 머리속은 주변산들을 누벼보며,

1시간이내에 갈수있어야된다....

신불산....

신불산은 벌써 몇번을 갔었는데...

신불산 가기싫다...

어딜가나...

어딜가나...

불현듯 떠오른 곳이 보현산입니다.

짐을 다꾸리고 갈곳을 정하는....

정말 ...

계획없는 산행입니다...

 

 

천문대 오르는길 곳곳이 얼어붙어있어 상당히 위험합니다. 차가 미끄러질때면 심장이 덜컹덜컹합니다.

오르자마자 내려갈 걱정이 먼저드는 이유는 그때문에죠...부디 날씨가 좋아져야될텐데...

 

 

편의점에 들러 물4리터 ,라면,매실주,술안주,딱..요렇게만 사넣었는데...배낭무게가 장난아니내요...

어께,허리,무릅이 중력에 정확히 반응하며 경직됐던 몸을 후끈달아오르게 만듭니다.

 

 

다시오지않을 이순간을 기억하는데에는 사진만큼 좋은것도 없으리라....

살짝 몸이 따뜻해질려니 도착한 정상...

역시 임도타고 산정상을 오르는 이런 산행아닌 산행은 날로먹는기분이 듭니다...

도전정신, 끈기와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는 산행도좋아하지만

임도끝까지 차량으로 몸과 짐을 이동후시킨뒤,텐트에서 일박, 다음날..떠오르는 일출을 보는 그런 산행도 좋아합니다.

오늘이 바로 걷기는 싫고 그냥..

일출이 보고싶은 날입니다...

새벽일출이 쓰레기 가득한 나를 확실히 태워줄듯 싶었거든요... 

 

 

영천시 야경.....조금 초라한듯...

 

 

예전에는 볼수없었던 전망대도 보입니다.

이곳에 잠자리를 마련해볼까도 했지만 바람이 원체거칠어서 몸이 휘청거리는 관계로 바람이 잔잔한 곳을 이곳저곳 찾아봅니다. 

 

 

잔잔하곳...

 

 

분위기 좋은데요..

 

 

술중에 설중매를 가장좋아합니다.

병무게때문에 수통으로 옮겨담아오면 무릎에게 조금이나마 덜미안하죠..

설중매와 저의 인연을 되짚어보면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하는내게 장사를 배워보라는 친지들의 권유로 횟집에서 1년가까이 일했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직장생활 10년해봐야 과장,차장이 다라며 10년만 참고 일한다면 횟집하나정도는 운영하게 해준다는 조건에

귀가 솔깃했었죠...하지만 어린나이에 이른아침부터 새벽까지 한달에 평일 하루쉬는게 고작인 힘든 장사를 버티기에는

너무나 하고싶은것들이 많았던 저였습니다. 여자친구도 힘들어하고 저도 힘들어하고 손님은 밀려들어오고 청소하랴 주차하랴 초밥만드랴

칼질하랴 무채 쓸랴,주방참모 이모들 구박에 (사장 조카라고 기술배우는 시간이 보통의 주방시다들보다 엄청 빨랐었죠..그덕에 주방에서 미움많이 받았습니다.남몰래 존심상해서 화장실에서눈물도 흘려봤드랬죠..)

힘든시기였죠. 설상가상으로 피부가 여렸던 전 겨울철만되면 손가락이 갈라졌었는데....퉁퉁부운 손가락은 쉽게 쥘수도 없을 정도였고,우럭 이나 시마 가시에 찔리고 오징어한테 물리고 갈라지고 칼에 베이고 상처투성이인 손을 차갑고 짜디짠 바닷물에 담길때면 정말 찌릿찌릿했었습니다. 밤늦게 방으로 돌아와 일기를쓰며 손을 바라볼때면 왜그리도 서럽던지요...(절대 제 친척이 잘못해줬던건 아니단걸 확실히 밝혀둡니다. 그냥 ...그 상황이 힘들었을 뿐이었죠...)

지워도 지워지지않는 비릿한 몸을씻고 옷을 갈아입은후 다시 홀로 내려가 낙지 한마리 잡아올려 야간조(주야2교대 횟집) 이모들께 인사

하고 홀로 홀에서 산낙지와 설중매 한병을 마실때면 그렇게 마음이 편안해질수가 없었습니다.

맛있죠...맛있다는게...

마음의 평안과 행복감을 주는데 도움이 된다는걸 그때 알았습니다.

요즘도 가끔 힘든일있을때 설중매 한병을 비우며 힘들었던 그시절을 떠올려봅니다. 직장생활 힘들다 힘들다 해도 제겐 장사에비교하면

그래도 지금은 편하지않냐는 반문을 던질수있게 해주거든요...

그런얘기꺼리를 담고 있는게 설중매와 산낙지입니다...

 

 

 

매운양념곱창

절.대.비.추...양치질을 몇번을하고...커피를 몇모금을 머금고 입안을 정리해보지만 도대체가 느글거림이 없어지질않더군요

미니옵져버는 동계에는 사용못한다고 말하는게 옳은 표현이 아닐까요...그래도...이뻐서 항상들고 다닙니다.

 

 

수통이 얼어붙기 시작합니다...

 

 

삶은 계란을 안주삼아 반병을 털어넣으니 슬슬 잠이 오기 시작하는군요...

이때 시간이 새벽 3시반...

 

 

은박매트리스 + 텐트 + 롤메트리스 + 에어메트리스(중국 저가제품) + 침낭(1500g,국산 저가침낭)

이정도면 얼음바닥위에서도 자는데 별지장이 없습니다.

 

 

 

발이 가장시렵죠 몽벨에서나오는 텐트슈즈는 이제 필수품목입니다.

 

 

옥션표 led 램프 3년째쓰고 있는데 짱~!! 입니다.

 

 

내일아침에 뒹굴거리며 읽을 책...

 

 

아침입니다...어느때보다 상쾌한 아침이군요...

 

 

정상에서 산아래를 내려보고 있노라면 나란 존재의 하찮음을 느끼게 되고,

 

 

그리 자연은 사람을 숙연하게 만드나 봅니다.

 

 

늦잠도 늦잠이지만 구름때문에 해를 볼수 없어 아쉽습니다.

 

 

 

 

 

 

자리가 맘에 듭니다. 언젠가 다시 올것이 확실하군요...누군가 제글을 읽고 이곳을 찾으신다면

아니오신듯 머물다 가시길 바랍니다.

 

 

라면 끓여먹을려다 말고 평소 궁금했던거 한가지 해결해보려 합니다.

 

1. 터보차져의 효과

2. 캠3와 부스터플원의 화력차이

 

 코어 온도계로 영하2도

 물 600ml

 캠3+부스터+동계이소부탄가스를 사용해서 라면을 투입하기 적절한 시기까지 물을 끓이는데 소요된시간은

7분30초 정도

 

 

 다시 물을 수통에 비우고 코펫을 냉각시킨후 부스터 플러스원으로 끓여보는데 걸리는 시간이

4분30초...

끓여 올리는데 걸리는 시간차가 3분

터보차져 예열에 걸렸던 시간이 약 3분

플원 예열 시간해봐야 고작 30초

결론적으로 ...

가스버너+터버차져+동계이소부탄=10분30초소요

부스터플러스원                        = 5분

라면하나 끓여 먹는데 5분 30초란 시간차가 발생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5분이라...추워죽겠는데...5분이란 시간은 꾀나 길게 느껴 지겠죠???

역시 동계에는 휘발유버너가 제격이란 결과를 얻습니다.

터보차져없이 가스버너사용은 포기하는게 옳을듯..(뜨거운물에 담군다,토치를 활용한다,팩을 활용한다 등등은 배제)

이렇게 궁금증두개를 해결해보내요..

 이렇게 아침식사를 해결하고나니...

 눈이 쏟아지기 시작하는군요...

텐트에서 뒹굴거리다 하산할 생각이었는데...차를 가지고올라왔다는 현실을 자각하는 순간부터

손발이 부산해집니다.

어제 눈오지도 않았던 길이 그토록 위험했는데...거기다 눈까지 온다면 하산길의 안전은 누구도

책임질수가 없겠죠...

 

아니온듯 머물다 갑니다.

 

 

 

 

꾀나 눈이 쌓이기 시작합니다.

불안감이 엄습해오며 ...

 

 

 

주인 잘못만나 항상 고생하는 나의 은타...

 

 

 

 

 

 

 

아...그추위에 손바닥에 땀이 흥건할정도로 위험한 하산이었습니다.

여기에 차를 세우고 얼마나 생각했었는지요...

그냥 내려가길 포기해야되나...이렇게 무리하다 사고라도 나면 어떡하나...체인도 없는데...작년겨울에도

체인하나 구입하지않았다는 나를 체근했었는데...올해또 이런일이 닥치니 정말 개념없는 나란걸

또한번 느낍니다.. 몇번을 미끄러져가며 강행합니다...

 

 

해발 600 미터를 내려오니 눈은 비로 바뀌고 순간 저의 긴장도 눈녹듯 사라지더군요...

잠시 천문데 오르는길에 입구에 차를 세우고 올라가려는 차들을 돌려 보냅니다.

(올라가시면 위험합니다...돌아들가세요....)

동계에 임도를 활용해 야영을 즐기기에는 너무나 위험요소가 많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느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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